살다보면 가끔 근검절약을 아주 심하게 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그 상대가 후배거나 하면 그래도 그러려니 하는데...윗사람이 그럴 땐 왠지 모르게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 한두번은 몰라도 항상 그러면...더더욱.
그렇게 살다가...어쩌다 꼬라지 나는 날엔 "밥 좀 사봐요. 꼭 한번은 선배한테 밥 얻어 먹어야 겠어요"라고 따져 본다.
그럼 대부분 이렇게 답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난 번에 제대로 밥 샀잖아. 왜그래? 응? 기억 안나?"
"언제요?"
"지난 번에 샀잖아? 기억 안나?"
"그러니까 지난 번 언제요?"
"날자는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아무튼 샀잖아. 잘 기억해봐."
기억도 못하면서 언제 샀다는 건지...모두 기억 못하는데 누구한테 샀다는 건지...참 나.
그런데 이런 경우가 아무나 윗사람에게 가능한건 아니고, 그나마 어느 정도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친분이 있을때나 가능하다.
즉 누울 자리를 보고 누울만 할 때나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뉴스를 보다보면...답답하고 화가 날 때가 참 많다.
돈이 없어서 불이익을 넘어 억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때.
잘못한 것을 고치기 위해 이야기 했는데도, 도리어 고자질쟁이로 취급받으며 불이익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
힘든 사람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가해자로 몰려서 되려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었을 때...등등등이다.
이럴 때 보다 더 화가 날 때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벌도 훨씬 덜 받고, 벌받으러 가서도 돈으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게다가 벌도 남들처럼 끝까지 받지 않고 중간에 석방되더니 사면이다 복권이다 받아서 마치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던 것처럼 행세할 때...등등이다.
그러다 결국에는 아예 좌절하게 할 때가 있는데...
제발 이제는 법이 공명정대하게 집행되게 해달라고 사정에 애원을 해도 귓등으로 듣고는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처럼 할 때.
국민과 나라를 위해 최소한의 의무만을 바랬는데도 결국엔 나 몰라라 하고는 자신만을 위해 권리가 아닌 것까지 권리인양 행사하면서 사익을 취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게다가 그런 짓을 하고도 끝까지 정의로운 척 할 때...등이다.
그래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달라고 바래고 바래고 또 바래보는데...아직 제자리를 못 잡은거 같은게...입맛이 쓰고 짜증이 올라온다.
마치 눕지 말아야 할 곳에서 누우려다가 쫓겨난 것 처럼...민망하다가 이내 억울함에 화가 난다.
누가 만족할는지 모르겠지만..."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관계자의 말이 마치 "엤날에 밥 샀잖아. 기억 안나? 잘 기억해 봐"라고 말하는 자린고비 선배의 말과 오버랩되면서 짜증이 훅하고 저 밑에서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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