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모습 그래로 인정받기를 은근 기대했었는데.
말처럼 쉬웠으면 이렇게 애타게 바래지도 않았겠지.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라도 그럴수 있기를 바랬었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
본말전도 : ①일이 처음과 나중이 뒤바뀜
②일의 근본 줄기는 잊고 사소한 부분에만 사로잡힘 (네이버 사전 참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본질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곁가지가 어느새 본질인양 행세를 하는 상황들을 접하게 되기도 한다.
아니 솔직히 근래에는 '종종'을 지나 '꽤 자주' 접한다. 그만큼 주인과 손님이 바뀌고,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고, 앞과 뒤가 바뀌면서 뒤틀려버린 관계와 상황들을 심심찮게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젠 당황스럽지도 않다.
면역이 되었다 생각했는데...아직까지 기가 차다 느껴지는걸 보면 이런 변화가 여전히 달갑지 않은가 보다.
그러기에 순리대로 사는 인생을 바라게 되는게 아닐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날인가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눈 코 입 귀 머리...겉모습은 분명 나 같은데, 왜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는 걸까?
사는 동안 여러번...다만 나답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잠시.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렇게 나를 잃고 살아오면서 많이도 부대끼다 보니...많이도 힘들었었나 보다. 머리카락 한올두올 하얘지기 시작한 나이에 이르러서야 정신이 번쩍 들고, 이제서야 나답게 살려고 움직이게 되는구나 싶다.
다른 그 누군가들을 위한 삶이 아닌 오롯이 나만을 위한 삶. 다른 그 누군가들에게 잘 보이려고 사는 삶이 아닌 오롯이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삶. 이제서야 정신차리고 나다운 삶의 걸음마를 시작한다. 이번엔 꼭 성공하기를.
세상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참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이 순리대로 자기 자리를 찾아 움직일 때 제대로 세상이 돌아간다.
그런데 세상 전체가 마치 지금까지 많이 뒤쳐졌기에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누군가에게 쫓긴다는 착각으로...목적을 잊어버리고 수단을 목적 삼아 엉망으로 진행되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들 불행해하나 보다.
이제 경제적으로 여유도 생겼고, 의식도 많이 개선되었기에 순리대로 제대로 살자고 하는데...아주 지엽적인 문제를 핑계 삼아 순리를 거부하려 한다.
더 늦기 전에...더 불행해지기 전에 제자리를 찾았으면, 순리대로 세상이 돌아갔으면.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