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행시

아.카.시.아.

거니빵 2016. 5. 9. 23:04

아련한 기억 저편에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그사람이 서있다.
카페에 앉아서 창 밖을 내다보며 마지막 그날을 추억해본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망각의 강을 건너고 나서야 멈추어선다.
아프기만 했던 그날 기억은 지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러 산책을 나갔다. 여러 생각에 정신을 빼았겨 걷는데, 갑자기 진한 아카시아 향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주 익숙한 향기지만, 최근 몇년동안은 맡았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내 익숙한 향기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향기와 함께 예전 기억이 떠오른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아카시아 향기처럼 강렬했던 그날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사람도.
그날은 그렇게도 시리고 아렸었는데, 망각의 더미속에서 다시 끄집어낸 그날은 아린 향은 이미 다 날아간 후였다. 대신 아린 향 밑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달콤한 향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픈 기억은 이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나를 위로해준다. 불같이 사랑했기에 떠나야만 했던 그날은 그다지도 고통스러웠는데, 깊이 그리고 아낌없이 사랑한 만큼 후회가 없기에 추억하는 오늘은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카시아 향기가 정말로 황홀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눈물나게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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