審(審覺解)

...하다고 ...한 것은 아니다

거니빵 2015. 6. 15. 14:15

눈을 뜨고 있다고 다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귀로 듣고 있다고 다 듣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코와 입으로 숨쉬고 있다고 다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양손을 움직이고 양발로 서있다고 다 깨어있는 것은 아니다.

 

눈을 뜨고는 있는데, 그 시선이 나의 거죽에만 머물러 있다면...

나의 내면도 그렇다고 다른 사람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일 뿐이다.

귀로 듣고는 있는데, 세상의 소리가 혼자만의 생각에 밀려나 있다면...

내면의 소리도 그렇다고 다른 이의 이야기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일 뿐이다.

코와 입으로는 열심히 숨쉬는데, 명치 밑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숨을 못 느끼면...

생물학적인 호흡은 있으되 스스로 인간다운 숨은 쉴 수 없는 식물인간일 뿐이다.

양손발이 아둥바둥 잘 움직이는데, 나답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지 못하면...

외관상으로는 생존해 있으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는 좀비일 뿐이다. 

 

 

그래서 소망한다.

눈을 떠서 내면의 소리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 들을 수 있기를...

귀를 통해서 나의 내면도 다른 사람의 마음도 모두 볼 수 있기를...

코와 입으로 나와 통해 있는 우주의 깊은 숨으로 뜨거운 인생을 살 수 있기를...

양손발의 습관적인 움직임이 아닌 손짓 하나 발짓 하나에도 의미있는 삶을 살기를...

 

그래서 '지금 여기'에 충실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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