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뒤편에 자그마한 뒷동산이 하나 있다.
언제부턴가 그 작은 뒷동산을 참 많이 좋아한다.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온지가 십오년 정도 되었는데...
처음에는 동네 주변에 관심이 없어서 뒷동산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은 시간에 들어오고...
게다가 움직이는 동선의 반대편에 뒷동산이 있다보니 알 수가 없었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날 갑자기 뒷동산이 눈에 확~ 띄었다.
그리고는 '저 안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며칠 후 마음먹고 뒷동산에 올라가 봤다.
만만해 보이던 뒷동산이...
귀엽게만 보였던 뒷동산이...
나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처음으로 한바퀴 휘~ 돌아보고 오는데...
너무~너무~ 힘들었다.
보기에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다리는 후들후들...
나의 체력을 보고 나 자신이 애처로웠다는...
뒷동산에서의 나의 첫경험은 강렬했다^^
그러고나서는 시간이 될때마다 뒷동산에 올랐는데...
며칠 지나지않아 이내 편안함과 평온함이 느껴졌다.
몸도 마음도 뒷동산에 적응되는 느낌이 좋았다.
주로 밤에 뒷동산을 다녔는데...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많은 수는 아니지만 별을 볼 수 있어서 좋고...
도시의 소음보다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때때로 고요를 느낄 수 있어서 좋고...
그리고 집에서 나온 불빛, 차량의 불빛이 모여서 만든 하나의 그림을 보여주어서 좋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낮에도 오르는데...
정상 정자에서 돌아보면 자연이 만든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어서 좋고...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과 깨끗함이 묻어나는 쾌적한 공기가 느껴져서 좋다.
뒷동산을 좋아하게 되면서 사는 동네도 좋아하게 되었다.
동네를 좋아하게 되면서 뒷동산도 보게되고 또 좋아하게 된건가?!
순서야 어찌되었던간에 사는 동네도 뒷동산도 모두 다 좋다.
내가 밟고있는 땅을 좋아하게 되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여유가 생기고 또 웃음이 많아지고...
정말 참 좋다.
지금 마음이 힘든 누군가가 있다면...
사람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받고...
되는 일은 없고 사는 재미도 못 느끼겠고...
아침에 눈 뜨는 것조차 싫은 누군가에게...
사는 동네에 뒷동산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그리고 작은 뒷동산이 있으면 올라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단한 무언가를 주지는 않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리고 땀 흘리며 뒷동산에 올라보면...
그리고 땀을 식히고 상쾌하게 샤워를 하고나면...
아무 이유없이 사는 것이 그리고 살아있는 것이 감사하고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행복이 기쁨이...
대단한 무엇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고...
평범해보이는 나의 주변 것들 속에 아니면 흔한 일상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그러니 눈 감지 말고 자주 눈 크게 뜨고 자신을 또 주변을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말 나온 김에 늦었어도 지금 뒷동산에 올라가 볼까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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