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거니야)

지금도 봄?!?!

거니빵 2015. 5. 11. 18:22

'봄'하면 가장 먼저 머릿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

'저 넓은 들판에 하얗게 새봄이 왔어요~'라는 노래가락(?)이다.

분명 노래인데, 언제부턴가는 내 머릿속에서 그림되어 나타났다.

노래의 가사들이 파노라마처럼 아니 영화처럼 그려진다.

언제부턴가 노래를 귀로 듣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들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찬란하지만 따스한 햇살의 감촉이다.

그 따스함이 한없이 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편으론 약간 차가운 듯 하다가 이내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오묘한 따뜻함.

그늘에 서면 약하게나마 서늘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늘 밖으로 나오면 햇살을 받은 피부의 세포들이 활짝 피어나는 그런 따스한 느낌.

따스하지만 살짝 찬 느낌의 봄바람 끝에 온 몸의 감각을 깨우는 봄 햇살만의 감촉.

언제부턴가 봄이 너무 짧아졌다느니 하는 푸념은 하면서 눈 앞의 봄 햇살은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아지랭이'

아주 오래전 이맘 때 즈음에 학교 교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아물아물 '아지랭이' 너머로 개나리 그리고 버드나무가 보였었다.

'아지랭이'를 계속 쳐다보고 있노라면 노곤함이 나의 눈을 스르르르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반대 방향으로 이끌고 갔다.

그러다 아차! 싶어 고개를 돌려 눈을 부릅뜨던...

그러다 다시 궁금해서 몰래 쳐다보던 그날의 '아지랭이'가 그리워진다.

언제부턴가 생계를 위해 뛰어다니면서 눈 앞에 있는 '아지랭이'도 보지 못하는 心眼장애인이 되었던 것 같다.


봄은 언제일까?

마음의 봄만으로 봄인걸까?


따스한 햇살도 아물아물 '아지랭이'도 없지만, 오늘이 내가 가장 최근에 만끽하는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