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행시

장.대.비.

거니빵 2016. 7. 29. 23:10

장마 막바지가 되어서야 마침내 비다운 비가 내렸다.
대찬 빗줄기에 우산은 겨우 머리만 가려줄 뿐이었다.
비에 온몸은 젖어도 마음은 계절을 제대로 만끽했다.


평소같으면...온몸이 비에 젖으면 불편해져서 짜증이 났을텐데.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많이 기다리고 있었나보다...기분이 좋은걸 보면.

며칠째 이어지던 폭염과 열대야의 기세를 하루라도 멎게 해주는 비라서 더 기다렸고 또 고맙게 느껴졌나 보다.


세상을 살다보면 뜻밖의 상황들을 만나게 되고, 그 뜻밖의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않았던 의외의 느낌과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예측불가능한 것들이 있어서 삶은 지루하지 않고 긴장하면서 살게 되고...그래서 인생은 살만하게 되는 것 같다.

어제와 다른 아니 조금 전과도 다른 '지금 여기'를 살 수 있다는게...축복이고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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