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힘이되고..(거니야)

그때가 기억나고...그래서 그때의 설렘이...

거니빵 2016. 6. 6. 15:26

이번 '불후의 명곡'에는 전설로 '이현우'씨와 '김정민'씨가 출연했다. 둘 다 전성기 시절을 생각해보면...정말 대단들 했었는데.
이번에 불려진 노래 대부분-실력은 한참 모자라지만-노래방에서 목에 핏대 세워가며 애창했었던터라...추억에 흠뻑 젖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첫무대는 디바 '임정희'씨가 '이현우'씨의 '헤어진 다음날'로 꾸몄다. 데뷔곡의 엄청난 성공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나서 다시금 '이현우'라는 가수를 각인시켜준 바로 그노래. '헤어진 다음날'
역시나 최고의 무대를 선물해 주었다. 원곡은 '이현우'씨의 담담한듯 무심한 그래서 더 애절했던 느낌이었다면...'임정희'씨는 시작은 피아노, 첼로, 기타와 더불어 애잔하게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애절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것 같더니, 이내 처절하게 이별의 슬픔을 표현하였다. 터질듯 그렇지만 절제되게. 그리고 읇조리면서 처연하지만 아쉬움이 가득한 이별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마음. 여운이 오래가는 무대였다.

다음은 락의 디바 '서문탁'씨가 '김정민'씨의 '무한지애'로 무대를 꾸몄다. 이 무대 하나로 '서문탁'이라는 가수가 얼마나 실력있는 가수인지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화려한 편곡이 아니어서 풍성한 사운드는 없었지만, '서문탁'씨의 있는 그대로의 보컬과 만나서는 그 어떤 무대보다도 차고 넘치는 무대를 만들었다. 서서히 저 밑에서 무언가 차올라오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온전히 나를 지배하게 만드는데...이유는 모르겠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목이 메었다. 노래가 끝났을 때 나는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세번째 무대는 그룹'로얄 파이럿츠'가 '이현우'씨가 불렀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로 꾸몄다. 슬프지만 너무 달콤했다. 편곡도 원곡의 느낌은 최대한 살리면서도 정말 세련되었고, 보컬 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흠잡을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정말 훌륭했다. 비쥬얼에 실력까지...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그룹이다

네번째는 '홍경민'씨가 '김정민'씨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슬픈 언약식'으로 무대를 만들었다. 정말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곡인데...그만큼 '김정민'씨의 색깔이 강해서 부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역시나 기우였다. 이번만큼은 콜라보가 아닌 자기가 가장 잘하는 쟝르로 무대를 꾸몄고...'이래서 홍경민이야'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김정민'표 락발라드가 '홍경민'식 락발라드로 완전히 새롭게 창조되었다.
'홍경민'씨 하면 워낙 재주가 많아서, 정작 가수로서는 실력을 평가절하받기도 하지만...이런 무대를 통해 '홍경민'씨의 음악적 역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하게 된다. 게다가 청중들이 듣고 싶은 음악을 정확히 찾는 능력은...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대단한 가수다.

다음은 '정동하'씨가 '김정민'씨의 '붐붐붐'으로 무대를 꾸몄다. 평소때도 노래방 등에서 가장 애창하는 노래여서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즐겼다. 그리고 시작된 무대. 그냥 '내가 정동하야. 정동하라구' 라며 말하는거 같았다. 관객을 그리고 나같은 청중의 어깨는 당연히 들썩들썩.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노래 후반부 스치듯 비친 원곡가수 '김정민'씨의 표정이...오늘 무대가 어땠는지를 정확히 표현해주었다 생각한다. 너무 좋아 미치는 줄 알았다.

여섯번째 무대는 '인피니트'라는 아이돌 그룹의 일원인 '남우현'씨가 '김정민'씨의 '마지막 약속'으로 꾸몄다. 실력이 있으니까 섭외되었겠지만, 사전 정보가 워낙 없다보니 큰 기대는 안하고 무대를 기다렸다.
그런데 참 나. 요즘 '아이돌'들은 실력들이 너무 뛰어나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게다가 어떻게 저 나이에 저런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지...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진심이 묵직하게 전해지는게...후반부에는 도저히 가만 앉아서 들을 수가 없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벌떡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절규에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했나 보다. 최고다 최고.

마지막 무대는 완전체가 되어서 항상 기대하게 하는 보컬그룹'VOS'가 '이현우'씨의 데뷔곡이자 유일한 댄스곡인 '꿈'으로 꾸몄다. '이현우'씨도 그 이후로는 댄스곡을 부르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는데...'VOS'도 춤을 추지 않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런 'VOS'가 이번엔 댄스를 선보였다. 무대를 제대로 꾸며서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대번에 알 수 있었다.
도입부는 숨을 고르듯 천천히 감정선을 따라 슬픔을 표현하다가 중반부 이후 경쾌한 리듬에 목소리를 싣는데...댄스곡에 완벽한 화음까지. 정말 묘한 느낌이었다. 그룹의 댄스곡하면 멤버들이 파트를 나누어 노래나 랩으로 꾸미는데, 화음이라니. 역시 'VOS'다. 그렇기에 리듬은 경쾌했지만, 가사의 슬픔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런 무대를 꾸밀 수 있는 팀이기에 완전체의 복귀를 학수고대했었는데...정말 기다리길 잘했다. 정말 좋았다. 진짜 최고다.

노래 한 곡일 수 있지만...예전 어느날 그 시간으로 나를 인도해 그때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건 기적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다. 행복이 별건가? 이런게 행복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