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힘이되고..(거니야)

얼마나 더 만족시켜주려고...대단타!

거니빵 2016. 5. 24. 20:12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우리나라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과 그 짧은 시간 동안 처음보는 사람들이 만나서-그중 한명은 관록이 있는 프로 가수라 해도-최고의 하모니를 만드는 것을 보면 신기로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낀다. 정말 대단한거다.


지난 방송에서는 '신승훈'씨와 '에일리'씨의 판듀가 결정되었고, 이번에는 '장혜진'씨의 판듀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시작했다. 올라온 3팀의 참가자는 미코 출신 연기자의 매니저인 '하니 매니저 화니', 20년 지기인 '해운대 단발쓰', 장혜진씨에 큰 의미가 있는 '장혜진 첫 제자'였다. 비슷비슷한 실력의 3팀이 판듀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는데...3팀 모두 쟁쟁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특히 '해운대 단발쓰'는 분장 때문에 가려져 있던 본 실력이 나오는데...깜짝 놀랐다. '하니 매니저 화니'의 간절함도 가슴에 와 닿았고, '장혜진 첫 제자'의 옛 스승과의 완벽한 조화는 귀를 즐겁게 했지만...결국에는 '해운대 단발쓰'가 선정되었다. 그 누가 선정되었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실력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해운대 단발쓰'는 '장혜진'씨의 표현을 빌리면, 우스워보이는 모습 뒤의 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는데...그 기대가 제대로 꽃 핀거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아무튼 마지막 판듀까지 결정되고 나서 본 경연이 시작되었다.

처음은 '에일리'씨와 '아차산 아이스크림녀'가 '에일리'씨의 데뷔곡으로 기억하고 있는 'Heaven'으로 꾸몄다. 패널인 '윤상'씨의 말대로 '아이스크림녀'의 실력을 논한다는 자체는 필요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아마츄어가 감정이면 감정, 음정이면 음정 모두를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무대를 만들 수 있는지...대단했다. 둘의 미친듯한 듀엣무대는 정말 가슴을 뜨겁게 하고도 남았다. 폭발하는 가창력...폭발하는 감성.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둘이 멀리 떨어져서 강풍기를 틀어놓고 자유자재로 애드립을 만드는데. 둘이 미쳤구나 생각되었다. 정말 원없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의 바로 그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나도 행복했고 그래서 감사했다.

다음 무대는 '장혜진'씨가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다던 '해운대 단발쓰'와 '1994년 어느 늦은 밤'으로 꾸몄다. 워낙 좋은 감성적인 노래이기에 3명이 불렀을 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감탄이 절로 나왔다. 분장을 고치고 나온 '해운대 단발쓰'가 나와서 보여준 감성은...같은 남자가 봐서도 너무도 절절하고 촉촉하고 아련하고 그래서 짠했다. 거기에 '장혜진'씨의 감성까지 더해지니...가슴이 먹먹해지면서 호흡소리마저 크게 낼 수 없었다. '해운대 단발쓰'를 '바이브'와 비교하기도 했는데...비슷하면서도 좀 더 부드럽게 느껴졌지만 전하는 감성만큼은 '바이브'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노래로만으로 전하는 감성의 크기는...전혀 아마츄어가 아니었다. 실력도 뛰어났지만, 감성의 전달력 만큼은...최고였다.

세번째는 '신승훈'씨가 '공대 악보녀'와 같이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을 만들었는데...'신승훈'씨의 말대로 둘의 조합이 묘한 감흥을 만들어냈다. 워낙에 원곡이 가지고 있는 힘이 강한 애절한 노래였는데...듀엣곡으로 꾸며서 이렇게까지 시너지를 내리라고는 상상 못했다. 슬픈 감성을 쥐어짜서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담담해보이는데 그래서 더 슬펐다. 애써 슬픔을 참고 아무일 없는 듯 툭툭 던지는 그 몇마디 말이...가슴을 허물 때가 있듯이. 그러다가 무심한듯 흐르던 감정의 흐름이 점점 클라이막스에 가까워질수록 차가운 듯하지만 격정적인 감정이 표출되면서 듣는 이의 감정까지 폭발시키고서 카타르시스를 만들었다. 역시나 발라드의 황제가 가장 멋진 듀엣과 만든 너무나 아름다운 이별곡이 되었다.

마지막은 최강 판듀인 '이선희'씨와 '예진아씨'가 대가수 '패티김'님의 '이별'로 꾸몄다. 원곡자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워낙 대곡이기에 '예진아씨'가 견딜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은 이내 나의 정말 쓸데없는 걱정으로 판명되었다. 지난번부터는 '예진아씨'의 무대를 보면서 소름끼치고 무섭기까지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중간중간 '이선희'씨에게 배우겠지만, 그렇다고 오랜시간 같이 있으면서 배우는 것 같지는 않는데...어찌 이 짧은 시간동안 저렇게 성장할 수 있을까? 호흡을 실어서 부르는 느린 템포의 부분에서는 이미 노련한 가수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리고 격정적인 부분에서는 이제 고작 18살의 나이에서 그런 감정 표현이 나올 수 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둘의 화음이 얼마나 완벽했으면...어느 부분에서는 분명 둘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도, 한사람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그만큼 '이선희'씨가 잘 맞추어준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오늘따라 두사람의 무대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멘토와 멘티를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으로 끌어주고, 존경으로 따라가고...그렇게 둘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출연한 모든 가수와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호흡을 맞추어 만든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한 시간이다.
그리고 이렇게 또 다음주를 기다리고 있는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