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역시...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역시 프로 가수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를 항상 느끼게 된다. 아무리 경험이 많다고 해도 처음 보는 사람과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한 무대를 꾸미는건 거의 불가능할텐데...그 어려운걸 매회 해내니 대단들하다.
이번주도 대단한 가수들이 멋진 파트너들과 환상의 무대를 꾸몄다. 출연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한껏 기대를 하게되는 조합이었다. 두말이 필요없는 '김수희'씨, 언제나 무대를 기대케 만드는 남성듀오'바이브', 마지막으로 실력으로 인정받는 바로 그 '휘성'까지. 어마어마한 출연진이었다.
게다가 엄선된 파트너들까지...한껏 기대하게 만드는 무대였다.

첫무대는 '김수희'씨와 '까치산 커피프린스'가 '김수희'씨의 '너무합니다'로 꾸몄다. 워낙 유명한 곡이기에 어떻게 듀엣곡으로 표현될까 궁금했는데...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명불허전.
어쿠스틱 기타로 도입되더니 '김수희'씨, '커피프린스'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가 서로 주고받으며 남녀의 사랑과 이별에 대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듯 했다. 그러다 격정적으로 감정을 토해내다 결국엔 탱고의 리듬으로 처연하게 감정을 정리하고는...처절하게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는 감정의 앙상블은 듣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막상 노래가 끝나고 나서는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온몸으로 몰입하게 하는 무대였다.

두번째는 '휘성'씨가 '슈퍼 대디 지환이 아빠'와 본인의 노래인 '안되나요'로 무대를 꾸몄다. 애절한 짝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첫소절이 시작되면서부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애절함이 느껴져서 담담하게 표현했지만...너무 아팠다. 그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을 독백하던 바보같은 남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커져만가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정작 고백은 하지 못하고 맘속을 뒤흔드는 폭풍같은 감정에 힘들어하지만 그럼에도 큰 욕심부리지 않는 청춘의 그날이 떠올라 가슴이 저려왔다. 그때의 나도 그랬으니까.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못하고 어쩔 수 없이 그녀를 향하는 눈...그 애절한 눈빛이 느껴졌다. 두남자가 꾸몄기에 더욱 애절했나 보다.

다음 무대는 '바이브'와 재도전에 성공한 '북한산 민물장어녀'가 '바이브'의 히트곡인 '미워도 다신 한번'으로 꾸몄다. 워낙 검증이 된 출연자이기에 '바이브'란 팀과의 조합이 기대가 되었지만...원래 3인조 혼성그룹처럼 느껴질 정도로 완벽했다. 원래 열창하는 팀이기에 가지고 있던 기대치가 있었는데...그 이상을 보여준 무대였다. 순간순간 소름이 끼치는 것이...말이 필요없는 무대였다. 떠나가려는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는 진심이 절규로 쏟아져 나오는데...그냥 압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중반부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폭풍처럼 몰아치는 그사람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데...처절했지만 그래서 아름다웠다. 그 마음이. 그 사랑이.

마지막은 역시나 '이선희'씨와 '예진아씨'가 '알고 싶어요'로 무대를 꾸몄다. 이제는 '예진아씨'의 성장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오늘은 또다른 시도까지.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제는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너무 완벽한 호흡에 '이선희'씨 혼자 부르는 것 같이 느껴지는게...완벽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은 랩까지 소화를 했는데...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감정선을 제대로 살리면서 노래를 완성하였다.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저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사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선희'씨와 '예진아씨'의 무대는 말로 표현이 안되는 감동이다. 그냥 직접 들어보시라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나의 하찮은 글이 전해준 감동을 방해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기에...이번에도 그만큼 큰 감동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