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고기억하고..(거니야)

사진을 정리하다가...

거니빵 2015. 12. 19. 09:37

얼마전 사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기억에도 없는 어린시절의 사진부터 내가 살아온 길을 추억하게 해주는 사진들이 있었다.


가족들의 사진을 정리하면서는...지금은 곁을 떠나신 분들의 사진들도 있어서 마음 한켠이 휑해짐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는...아버지의 젊은 시절의 모습에서 '아버지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셨을텐데, 가족들 부양하시느라 자기보다는 아버지로 사셨구나'하는데 생각이 미치자...심장이 무엇인가에 꾹하고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내 사진들을 뒤적이는데...어느 나이가 넘어가자 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날부터 사진 찍히는 대상이 아닌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쉽고 속상하기보다는...'이런게 삶이구나'하는 생각에 도리어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가 떠나면 나와 함께 사라지겠지만, 내가 있는 동안에는 나에게 추억을 선물해주니...생명이 없으되 나에게 생명가진 것들 만큼 감정을 만들어주는 사진들 덕에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는 어느 겨울날 아침이다.


추억이라는 연료로 심장을 데폈으니...다시 '지금 여기'를 만끽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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