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힘이되고..(거니야)

LP판을 찾아봤는데...기억 속에만 있었다

거니빵 2016. 8. 15. 16:53

언제나 기다리고 또 즐기게 되는 '불후의 명곡'
이번주에는 '해변가요제'와 '젊은이의 가요제' 출전곡들로 꾸며졌다.
지금은 사라진 동양방송에서 개최했던 가요제로 지금까지도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가수들과 방송인들을 배출한...명실상부 방송사에 한획을 그은 정말 대단한 가요제들이었다.

아직도 가요제 실황 LP판을 기억할 정도로 좋아하는 노래가 참 많았었다.
어린 시절, 선망하던 가수들과 밴드들. 그리고 애창하던 노래들이 있던 바로 그 가요제의 노래들이 멋진 가수들에게서 다시 탄생하는걸 본다는 자체가 그냥 행복이었다.


첫번째 무대는 '장미여관'이 그룹'라이너스'가 불렀던 '연'으로 꾸몄다.
원곡은 청년이 된 '내'가 어린시절을 추억하며 부른 노래로 느껴졌다면, 이번 노래는 장년이 된 '내'가 아주 오래된 추억을 되뇌이는 느낌이었다.
아련한 추억이 된 그날.
연을 만들어주신 할아버지 앞에서 뛰고 놀며 연을 하늘 높이 날리려는 '나'
옆에서 조용히 응원해 주시다가, 어느 순간 얼레를 할아버지가 같이 잡아주시면 갑자기 하늘 높이 올라가는 연.
그걸보며 신기한듯 쳐다보며 기분좋아 소리쳤던 '나'
그날과 노래가 묘하게 겹치면서 가슴은 따뜻해졌다.

다음 무대는 자막마따나 '흥재벌' 뮤지컬배우 '홍지민'씨가 밴드'건아들'의 '젊은 미소'로 꾸몄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해서 어릴적 많이도 따라 불렀던 노래여서 더욱 기대하며 무대를 기다렸다.
그리고 '역시나!' 더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원래도 응원곡으로 사용되었던 힘나는 노래였지만...'홍지민'씨를 통해서 정말정말 신바람나는 노래로 다시 태어났다.
화면 속 무대를 보면서 어깨춤이 추어지다가 어느 순간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아니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흥이 차고 넘치는 즐거운 시간을 경험했다.

세번짼 중견배우이자 밴드'36.5도'의 리더 '최민수'씨와 힙합1세대 'MC스나이퍼'가 함께 꾸민 그룹'활주로'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로 꾸몄다.
원곡 자체도 깊이 있는 내용의 노래였는데...노래가 아닌 철학의 화두를 던져놓고 둘이 난장을 펼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히 무어라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무대였다.
그럼에도 무대가 끝난 후 뭔가 모를 충만감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네번째 무대는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보컬라인 4명이 혼성그룹'징검다리'가 불렀던 '님에게'로 꾸몄다.
젊은 어느날 우연히 듣게된 '르네상스'란 그룹의 'Ocean Gypsy'란 노래를 듣고서 너무도 큰 충격을 받고서 '~holic'이 되었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저런 노래 하나쯤 있어도 되는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즈음...내 귀를 홀린 노래가 바로 '님에게'였다.
그시간부터 너무너무 사랑하게 된 바로 그 노래.
그 노래를 4명의 목소리로 만들어낸 조화와 경쟁 그렇게 완성된 완벽은...그리움에 가슴이 조여오면서도 숨이 쉬어지는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격한 감동과 함께 진한 여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다음 무대는 명품 보컬 듀오 '옴므'가 그룹'피버스'의 '그대로 그렇게'를 재해석해서 꾸몄다.
'피버스'는 불세출의 보컬 '이명훈'씨로 대표되는 7080그룹이었고, '그대로 그렇게'는 7080대표곡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노래다.
중독성이 있는 멜로디로 귀를 매료시킨 무대는 '역시 옴므야'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열정에 세련됨까지 가미되면서 흠잡을데 없는 무대로 재탄생했다.
그렇게 다시한번 두 보컬의 메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여섯번째는 크로스오버밴드'두번째 달'과 소리꾼 '김준수'씨와 '고영열'씨가 혼성그룹'징검다리'의 '여름'으로 이색적인 무대를 꾸몄다.
아일랜드 해변을 뛰어다니면서 자유를 만끽하다가 목이 말라서 식혜를 한모금 시원하게 들이키는 느낌이랄까.
뭔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실은 너무 잘 어울렸다.
게다가 중간에 '춘향가'중에 '산세타령'을 삽입했는데...아일리쉬 리듬 위에서 춤추는 우리 가락의 절묘한 조화가 넋을 놓게 만들었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고 하지만...이렇게 잘 어울리리라곤 상상을 못했다.
정말 색달랐지만, 묘한 풍족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무대는 2016년 슈퍼루키로 불리는 '임도혁'씨가 밴드'블랙테트라'의 '구름과 나'로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 최고의 그룹으로 뽑히는 '송골매'의 보컬이기도 했던 '구창모'씨의 목소리를 '임도혁'씨의 목소리로 다시 꾸미는데...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임도혁'씨가 가지고 있는 감성적이면서도 폭발적인 성량을 아낌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지금보다 더 뻔뻔하고 건방지게 표현해도 좋을 듯 싶은 실력의 소유자다.
지금보다 내일을 더 기대하게 되는 보컬 '임도혁'씨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지는건 아마도 너무도 당연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경연이 끝나자마자 옛LP를 찾아보았다.
역시나 찾을 수 없었지만...다시금 가슴에 기억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또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 이번 무대 노래들을 들으면서 지금을 추억하는 날이 오겠지. 그때도 웃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