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본다...눈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산산이 부서지는 물방울에 눈은 시리지만...피하고 싶지가 않다.
근래 들어서 우산을 손에 쥐고도 비를 그냥 맞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어릴 적에는 일부러 빗속을 뛰어다닐 때도 있었는데...나이가 한살두살 들어가면서는 총알을 피하듯이 악착같이 비를 안 맞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랬었는데...어느 날부턴가 비가 맞고 싶어지는건 왜일까?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에 고민거리와 머리를 어지럽히는 상념 그리고 말하기 힘든 약점, 치부, 상처들을 씻어내리고 싶어선가 보다.
그렇다고 씻어내려갈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그냥 그러고 싶은걸 보면...세상사 답답한데도 해결이 안되는 일이 많아선가 보다.
손에 쥔 우산을 보며...마음의 우산이 있어 자신을 힘들고 아프게 하는 고민, 상념, 상처, 치부의 폭우를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우산을 써도 비에 몸이 젖듯이...마음 속 내리는 비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지않을까?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만이...젖더라도 뽀송뽀송 마를 때까지 견딜 힘을 주지 않을까?싶다. 그게 마음의 우산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