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주말에는 '불후의 명곡'이 있어 행복하다. 이번주는 인류의 영원한 전설인 '봄'을 주제로 명곡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말로 다양한 봄날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데...두말이 필요없는 시간이었다.
첫번째 무대는 '안녕 바다'라는 팀-솔직히 팀이름만으론 생소했지만, 대표곡을 듣고서야 '아~! 이 노래!!'하게되는 그룹-이 '칵테일 사랑'으로 꾸몄다. 탱탱볼이 이리저리 튕기듯 발랄한 봄볕이 온몸을 따스하게 데펴주는 감흥에 젖다가, 꽃잠프로젝트의 '김이지'씨가 피쳐링을 시작하자 청아하면서도 맑은 목소리가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가슴을 실랑실랑 흔들다가...이내 나른한 봄기운 속으로 이끌었다 마지막에 기지개 한번 쭈욱 켰다. 평범한듯 묘한듯 그러다 기분좋게 박수 한번 '짝'하고 친 깔끔한 느낌이다.
다음으로는 불후의 안방마님 '알리'씨가 '봄비'로 꾸몄다. '박인수'씨가 불러서 유명해진 바로 그 곡이다. '알리'라는 가수는 언제나 기대케하는데, 오늘은 국악풍으로 편곡해서는...역시나 노래를 온몸으로 표현하여서 가슴을 봄비로 축축히 적셔주었다. 이별의 아픔으로 가슴은 서늘한 아림에 찢어지는데, 삯이다 삯이다 결국에는 절규로 토해내면서 삶을 살아내게 한다.
세번째 무대는 '배다해'씨가 '사월과 오월'이라는 전설의 포크팀이 불렀던 '장미'로 꾸몄다. 개인적으로 봄하면 꼭 듣고 넘어가야만 하는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다. 그런데...오늘 정말정말 좋아하는 봄노래가 바뀌었다. 앞으로는 '배다해'씨의 '장미'로.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아픈 가시를 품은 장미 꽃밭이 맑고 청아한 목소리에 실려서 눈앞에 펼쳐지다가, 어느 순간 너무 깨끗해서 애잔한 슬픔 속에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피어난 한송이 장미까지...꿈같은 시간을 선물받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 무대는 '남상일'씨가 예전 '윤승희'씨가 불렀던 '제비처럼'으로 꾸몄다. 예전에는 빠른 멜로디의 발랄한 노래로만 생각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들으면서...슬픈 가사라는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빠른 멜로디에 슬픈 가사는 국악과 너무나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각종 국악기의 소리가 녹아들면서 노래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었다. 멜로디의 흥에 어깨를 들썩거릴 즈음 한국무용의 군무가 어우러지면서 가사도 리듬도 몸짓도 모두가 행복하지만 슬프면서 아름다운 희열이 느껴지는 환상의 시간이 펼쳐졌다.
다섯번째 무대를 꾸민 가수는 전설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김정민'씨였고, '이은하'씨의 '봄비'를 상남자의 그것으로 표현했다. 대지를 적시는 봄비는 생명을 잉태하는 그것이라면, 가슴을 적시는 봄비는 아픈 사랑을 결국에는 보내는 그것이었다. 특히, '김정민'씨는 상남자의 슬픔을 포효하듯 쏟아내다가...그리고 깨끗이 안녕. 봄비는 그치고, 눈물도 그치고.
여섯번째는 '린'씨가 '장사익'씨의 '찔레꽃'으로 무대를 꾸몄다. 지난번 전설 '최백호'씨 무대때 눈물 콧물 쏙 빼더니...오늘도 역시나 장난아니었다. 워낙 원곡이 강하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정말 최고였다. 나올때마다 자신을 극복하는 무대를 만드는데...오늘도 역시였다. 화려한 고음으로 전개한 무대가 아니었음에도 가슴을 찔레꽃처럼 울렸다. 노래 중반부터 눈물이 흐르더니...끝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장사익'씨의 애절하고 처절한 '찔레꽃'이 오늘은 '린'씨의 처연하면서 애잔한 '찔레꽃'으로 재탄생했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오랜만에 그룹'노브레인'이 '최성수'씨가 불렀던 '풀잎 사랑'으로 꾸몄다. 흥겹고 즐거운 락으로 온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락밴드가 나올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역시 락은 현장에서 봐야한다는 거다. 사운드와 비트를 직접 듣지 못하고, 화면을 통해 듣다보니...현장에서 직접 듣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다. 아무튼 멋진 무대였다.
흔히 봄하면...밝고 즐겁고 따스하고 행복한 느낌만을 생각했는데...참 다양한 봄의 모습을 명곡들과 함께 경험했다. 슬프고 아리고 처연하고 비장하고 또...그럼에도 그렇기에 아름다운 봄을 보았다.
그래서 감사한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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