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가요 경연프로 정확히는 기존 가수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경연프로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인기있는 방송들은 시청자들의 선호에 따라 흐름을 이루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먹방과 쿡방이 방송의 대세였다면, 올해는 가요경연 프로그램이 대세로 성장하는 것 같다. 물론 음악과 관련해서 몇년전에 오디션 프로들이 대세였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새로운 얼굴에게 초점이 맞춰졌었다면 지금은 새로운 얼굴에 기존 가수들이 듀엣을 하거나 대결을 하는 방식으로 폭을 더 넓혔다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몇년전 '나는 가수다'를 필두로 해서 현재까지 꾸준히 방송되는 '불후의 명곡'으로 시작된 경연프로가 지상파에서 보다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에서 활성화되었는데, 이제는 마침내 지상파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나같이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요즘 귀를 호강시키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보컬 전쟁 : 신의 목소리'를 보았는데...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건지 다시한번 감탄해마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츄어라고 하기에는 실력들이 장난이 아니다. 기가 막힐 정도로.
그리고 기성가수들의 무대를 보면서는 '이런걸 프로의 무대라고 하는구나'하면서 새삼 감동하게 된다. 선곡이 되고 3시간여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데...그 시간동안 자신만의 음악으로 편곡을 하고, 연주자들과 합을 맞추고 무대를 꾸민다는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여기에는 멋진 무대를 만들어준 기성가수 그리고 일반인 참가자들의 무대를 본 느낌을 적어보면서 감사의 마음을 대신해보고자 한다.
첫 무대는 '정인'씨와 대결을 신청한 '전하영'씨가 '장마'로 꾸몄다. '정인'씨만의 개성이 워낙 강해서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일반인임에도 자기의 노래를 부르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뭔가 모르게 축축하면서도 눅눅하지 않고, 끈적대면서도 질퍽대지 않는게...계속 노래를 부른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소라'씨같은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정말 멋진 가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무대였다.
그리고 이어진 '정인'씨의 무대는 '러블리즈'라는 팀이 불렀던 'Ah-Choo'로 꾸며졌는데...첫 마디 '아~츄~'를 내뱉는 순간 더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정인'씨의 목소리 톤은 분위기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생각은 안 들거라 생각했었는데 나만의 선입견이었나 보다. 걸그룹의 상큼한 느낌은 없을지 모르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러블리한 무대였다. 그리고 마지막 귀엽게 재채기하듯이 뱉은 '아~츄~'까지. 이건 반칙이다.
세번째 무대는 '박정현'씨와 대결을 신청한 '박현일'씨가 '눈물이 주룩주룩'으로 꾸몄다. 잘 아는 노래가 아니어서 생소할 수 있었는데, 남자가 들어도 너무나도 감미로운 목소리는 나를 노래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유려한 고음처리까지 어느 것 하나 아쉬움이 없는 무대였다. 너무 부드러워서 더욱 애절하게 가슴을 적시는 것이...승부를 떠나 정말 좋았다.
이어서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박정현'씨가 걸그룹 'AOA'의 '심쿵해'로 꾸몄다. 처음에는 실수도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역시나 그녀는 그녀일수밖에 없다. 결국에는...무슨 말이 필요할까? 느낌을 표현한다는게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듣고 행복해하는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다섯번째 무대는 '거미'씨와 대결하면서 2연승에 도전하는 '김소현'씨가 요즘 대세인 태후의 대표 OST인 'You Are My Everything'으로 꾸몄다.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이야기하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이번 선곡은 목소리와 풍기는 이미지와 노래가 너무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이미 검증된 실력이기에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건 무의미한 것이고, 오늘 꾸민 무대는 그냥 드라마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언제까지 연승이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하마터면 좋은 가수 한명을 '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못 봤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행이라 느껴졌다. 다음엔 누구와 어떤 노래로 경쟁할까 궁금해진다.
마지막은 '거미'씨가 그룹'주주클럽'의 '나는 나'로 꾸몄다. '떼떼떼떼~'로 유명한 바로 그 노래. 이번에는 3시간 동안 2곡을 준비하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안했는데...그래도 역시 '거미'는 '거미'였다. 나즈막하지만 조곤조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는데, 그리 강하게 말하는 것도 아니었는데도 가슴에 팍팍 박히면서...마음이 따뜻하게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마침내 나즈막이 '떼떼떼떼~'하면서 노래를 마치고. 원곡의 맛은 맛대로 살리면서, 자신의 감성을 온전히 담았다. 역시 최고!
솔직히 세명의 일반인 참가자들의 실력도 두말이 필요없었지만, 기성가수인 '정인'씨, '박정현'씨, '거미'씨는 그냥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그들이 오늘에 이르기 위해서 흘렸을 노력과 수고와 눈물들은...역시나 배신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왜 그들을 '프로'라고 하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서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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