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審覺解)

숙제 두번째.

거니빵 2015. 12. 21. 19:59

두번째 숙제다.

 

평소에는 그닥 큰 감정 동요가 없지만, 한번 욱하면 세상을 모두 죽일 듯이 덤비는 유형...웃고 있어도 항상 불안하기에 조심해야 하고 일단 욱이 시작되면 피해야 한다.

 

 

'평소에 그다지 큰 감정의 동요가 없어 보인다.' 과연 그럴까?

표정에 변화가 없다고, 얼굴색에 변화가 없다고, 목소리 톤의 변화가 없다고...감정의 동요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감정의 변화가 있는데, 표정도 얼굴색도 목소리톤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상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은 알아서 자제해야지, 상대가 그냥 넘어간다고 계속 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또 사람마다의 특징이 있는데...어떤 이는 자신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관심을 거의 갖지 않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불편한 상황이 여러번 생겨도 스스로 정해놓은 인내의 한계까지는 참다가 수위가 찬 이후 한번에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조금은 덜 하지만, 후자의 경우 참고참다 나오는 분노의 표출이기에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엄청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관계된 사람의 성향을 미리 파악해 두었다면 크게 염두에 둘 사항은 안 생길 것이다.


다음으로 '한번 욱하면 세상을 모두 죽일 듯이 덤빈다'고 하는데...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강한 감정 표현을 받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지, 왠만해선 처음부터 죽일듯이 덤비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물론 최근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분노조절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워낙 많다보니...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내기가 조금 망설여지기도 한다.

정상적인 경우를 가지고만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상대의 감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변화된 상대의 감정과 그로 인한 표현에 당황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나의 탓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고, 매일 만나는 동료나 자주 보는 이웃 또는 가족, 친구 등등 내가 신경써야 할 대상들에 대한 내용이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의 상당부분은 상대보다는 나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웃고 있어도 항상 불안하기에 조심해야 하고 일단 욱이 시작되면 피해야 한다'고 하는데, 물론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무방한 행동이다.

그런데 살면서 느낀 일이지만 나와 조금이라도 관계를 맺은 사람들 모두 관심을 가질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묘해서...싫어하거나 별로라고 생각한 사람들과의 재회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나 나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로 만나는 경우도 여러번 있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말이다.

내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상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고, 인상에 남은 것은 갑자기 심하게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면...당연히 그런 나쁜 일을 겪고 싶지 않아서 가까이 있다면 신경쓰일 것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불편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대화도 나누면서,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후라면 무지로 인한 두려움이 계속 남아있을까? 물론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배려하고 포용적인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면...오해가 생길 일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혹시 부지불식간에 오해가 생겼더라도 금방 풀 수 있어서 문제될 일이 생길 경우가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또한 나로 인한 것이든 다른 환경으로 인한 것이든 마음 속에 쌓여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커질 수 있는 감정을 지속적인 대화와 함께 지지와 격려, 인정의 피드백을 계속 주고 있었다면 분노가 자리잡을 공간은 그 어디에도 없고, 평온한 감정 아닌 긍정적인 감정으로 밝은 관계를 유지하였을 것이다.



내가 관련된 누군가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면...'나는 아무 책임이 없어'라고 회피하기 전에 나부터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전적으로 내탓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역할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나부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눈을 돌려 세상과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행복해질 것이다.

오늘도 수고한 나 자신에게 '지금 여기서' 잘 했다고 토닥거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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