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거니야)

자극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거니빵 2015. 12. 13. 16:51

자극적인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지냈던 시기가 있었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강한 향신료를 많이 넣어야 했다. 음식 본연의 맛보다는 향신료 맛에 의존했다.

음악을 들을 때에도 강력한 비트가 심장을 울려야 했다. 음악의 많은 요소 중에 강한 비트만이 최고인 줄 알았다.

영화를 보러갈 때에도 스피디하면서 강한 액션이 있어야 했다. 영화의 여러 쟝르 중에서 액션만이 남자가 볼 쟝르라고 생각했었다.

많은 것들이 오감을 강력하게 자극해야만 만족할 수 있었다.

어제는 만족했던 일이 오늘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져 더 강한 자극을 원하고, 또 원하고.

끝없이 강한 자극만을 향해 갈 줄 알았는데.


이럴 때 다행이라는 표현을 써야할 것 같다.

어느날부턴가 음식을 먹을 때 그냥 담백하고 담담한 음식에서도 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에전에는 너무도 조용해서 지겹게 느껴지던 고전음악을 들으면서도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언제나 시각적으로 현란한 것만을 좋아하다가 대사에 음악에 집중하며 잔잔함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유도 모른다. 그럴만한 큰 일도 없었다.

다만 시간이 되었다고 느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그런건 아직 아니다.

여전히 가끔은 자극적인 것이 끌리는 날도 있다.

빈도는 줄겠지만, 가끔씩은 자극적이고 싶은 날은 있겠지.

그리고 간혹 자극적인것도 찾으면서 살고 싶다. 그랬으면 좋겠다.


어제의 나도 괜찮았고, 오늘의 나도 마음에 들고...

거기다 더해서 내일의 나도 좋아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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