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 마을에 마음이 넓은 갑돌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릴적부터 심성이 좋은데다가 능력까지 뛰어나 주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의 주변에는 어려서부터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었는데...그중엔 어려서 고아가 된 필관이란 친구도 있었다.
힘든 환경인 것을 알기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갑돌은 필관이와의 우정을 키워갔다.
어느덧 모두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늘 열심히 사는 모습만 보여왔기에 갑돌이의 부모님도 필관이의 성실성에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집사일을 봐주던 장금 아재가 고향으로 돌아갈 일이 생겨서...새로운 집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 모두의 찬성으로 필관이가 새로운 집사로 일을 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도 그의 성실성을 믿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었다.
그래서 갑돌이는 마음놓고 자기 사업을 하면서 지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갑돌이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제자매들은 독립하여 분가하며 다른 지방으로 떠났다.
그렇게 또 세월이 흘렀고...갑돌이도 필관이도 열심히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날...그날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갑돌이는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왔다.
평소같으면 그냥 방으로 가서 쉬었을텐데...그날따라 한잔 생각이 간절해 필관이를 찾았는데 집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술을 위해 부엌으로 갔는데...그런데...그런데...집에서 부엌일을 봐주던 사람들이 모두 바꿔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집주인인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놀라서 마당으로 나가 집안일을 도와주던 다른 사람들을 모두 불러모았는데...모두가 바뀌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자신이 주인임에도 자기의 말을 들을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돌아온 대답은 "필관님 돌아오시면 여쭤볼게요"였다.
너무 황당...아니 화가 났다.
잠도 못자고 필관이를 기다렸지만...그날밤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뜰 무렵이 되어서야 필관이가 돌아왔다.
갑돌이는 화를 참으며...어디를 다녀왔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갑자기 왜 그러냐는듯 물끄러미 쳐다보며 "집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 알아보려고 나갔다 오는 길이야"라며 퉁명스럽게 얘기하는게 아닌가.
그러고는 피곤하다며 자기 방으로 휑하니 들어가버렸다.
순간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동네로 나가서 마을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는 더 큰 충격에...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전에는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는데...어른들 살아계실때만해도 정말 좋은동네였잖아. 그런데 어른들 떠나시고서 필관이가 완전히 변했어. 완전히 속았어. 속은 정도가 아니고 배신당했다구. 필관이 놈때문에 이젠 이 마을에서조차 살 수 없게 됐어. 벌써 마을사람들 반이 필관이 놈 행패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구"
머리 속이 하얘지고, 온 몸에서 힘이 빠지며 도저히 서있을 수가 없었다.
다시 정신차리고서는 황급히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이후...갑돌이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마을도 텅 비었고...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나서는 그 마을의 존재마저도 세상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 믿어야 하는게 사람이지만...그만큼 믿지 못할게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사람을 믿고 살아가지요.
하지만 언제나 눈과 귀는 열고 살아야겠습니다.
입은 다물더라도요.
사람이 문제이고, 또 사람이 희망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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