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지나고..(거니야)

비오는 날 포장마차가 그립다

거니빵 2015. 7. 3. 16:33

장마철이라고 하는데...

비가 너무 오지 않는다.

 

기억에(정확했으면;;) 예전에는 6월말부터는 장마철이 시작되어서, 7월 중순 즈음 태풍까지 겹치는 일이 생기면 집중 호우라고 해서 엄청 비가 내리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장마도 '마른 장마'라고 하면서 비가 잘 오지 않다가, 9월 즈음해서 태풍이 올라올때 한번씩 심하게 비를 뿌리는 것 같다.

날이 너무 가물다보니...비가 그리워진다.

 

비 생각을 하니까 뜬금없이 '캬~~' 한잔 생각난다.

날도 금요일이니 더욱^^

'비'에 '한잔'에 '금요일'하니 포장마차가 생각난다.

 

예전에 친구들과 만나서 포장마차를 많이 다녔었다.

강남역의 지금은 **생명 건물이 들어서있는 곳에 포장마차촌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지'라는 곳에 단골로 다녔었다.

학생시절부터 다녔는데, 대학시절에는 용돈도 풍족치 않았고, 하도 술을 먹으로 다니다보니 친구들과는 모일 때마다 주머니를 털어서 술을 마셨던 기억이 난다.

돈이 좀 모인 날은 포장마차 앞의 '**팝'이라는 유흥업소도 가고.

다니던 포장마차는 이모님(정확히는 사장님이셨지만)이 유명하셨는데 사람을 얼마나 잘 기억하셨는지...군대와 취업 때문에 몇년 얼굴을 못 비치다가 가도 이내 이름까지 기억해주셨으니...장소를 옮기고 나서 일을 그만두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모쪼록 건강히 그리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장마차하면 이모님과 더불어서 비가 생각난다.

포장마차를 그렇게 다녔으면서 다른 기억은 거의 없고, 비오는 날 천막위로 내리던 빗소리.

'후두둑 후두둑'내리던 소리만이 아련히 기억난다.

특히 호우경보가 내려서 집에 가지 못할 수도 있었던 날이 기억난다.

사정없이 지붕에 후루루루 파다다닥 쏟아지는 불규칙한 리듬이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별 대단한 일도 없었는데, 그냥 좋아서 웃고 떠들고.

그리고 침묵할 때는 지붕에서 비가 소란스럽게 떠들어주고.

그러다가 밖을 보고는 집에 어떻게 가냐고 걱정하다가 이내 곧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던 그때가 그립다.

그때는 친구들과 '우리들도 빨리 돈벌어서 비싸고 좋은 곳에서 술먹자'했건만, 지금은 만나서 예전의 그런 포장마차가 없다며 아쉬워들 하고 있다.

 

이제는 채산성이 안 맞고 또 여러 여건으로 그런 곳을 찾기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포장마차 안주 비슷한 것을 만드는 요리교실에 다녔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남들이 못한다면 내가 만들어보려고 '포장마차'

그리고 그곳에서 나와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과 옛추억을 곱씹고, 그런 추억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

물론 나 역시도 '추억'이라는 호사를 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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