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인..(거니야)

「강아지 공장」이라니...이렇게까지...비참하다

거니빵 2016. 5. 17. 16:50

지난 일요일 사람들을 공분케 한 TV프로그램이 있었다.
너무도 충격적이어서...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보는 순간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의 하는 짓거리에...분노를 넘어선 무언가가 몸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옴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그동안 왠만해서는 입에 담지 않았던 욕설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런데...저런 저주받을 짓거리를 하는 존재들이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할 말을 잃어버렸다. 나도 생물학적으로 그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존재니까. 내 얼굴에 침을 밷고 있다는 생각에...처음엔 치욕감이 느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미안함, 죄송함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무력감에 온몸이 끝도 없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짐을 느꼈다.

방송된 내용을 입에 담는 것조차 비참한 심정이다.
그리고 이제는 최소한의 죄의식마저도 메말라버려서 생명에 대해 용서받지 못할 죄악을 저지르면서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히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그들에게는 손톱의 때만큼의 연민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단호한 마음이 어느새 나에게 향하고 있음을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그런 짓거리를 한 일부의 잘못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책임질 문제라는데에 생각이 이른다.
공장에서 생명마저도 제품 뽑아내듯 생산토록 반려동물 문화가 형성되도록 방치한 책임. 생명의 소중함보다는 아이들이나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거나 쾌감을 만드는 존재로 반려동물을 대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눈감은 책임. 자기만의 행복을 위해서 반려동물의 천부의 성질을 억제하거나 변형토록 중성화 수술이나 못 짖도록 성대 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서 무감각해져서 마치 그런 행위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도록 만든 책임. 수시로 수많은 유기동물이 발생되고 희생되는 사정에 대해서 분명 알고 있었으면서도 무관심했던 것과 펫샵이라는 곳에 출처불문의 어린 생명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아 지금까지 이어져오게 한 책임. 그리고 이런 소식을 알게되면 그 당시에만 흥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잊고 살면서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은 책임 등등.

이런 책임에 대해서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 한...이와 같은 문제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혹자는 "왜 모두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냐?" "나는 동물을 사랑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나쁜 짓 하는 인간들만 단죄하면 된다"라고 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나 역시 나의 생각과 주장만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모두가 책임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분노는 곧 사그러질 것이고, 차츰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잊혀질 것이다.
그러고나면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고 잠시 몸을 숨겼던 저런 인간들은 다시금 일을 시작할 것이다. 다시 수요가 있는 곳을 찾아 공급을 시작할 것이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기가 막히지만.

시차는 있겠지만, 똑같은 문제로 비참함을 느끼기 싫다.
똑같은 실수를 하기 싫기에...입을 연다.
이번만큼은 생명에 대한 책임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보고, 행동하는 기회가 되었음 하고 바래본다.
먼저 나부터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 첨가 : 이번 문제가 단순히 반려동물에 한정된 문제로만 국한하여 생각한다면...해결은 요원해질 것이다. 우리보다 못한 대상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얄팍한 우월감에서 기인한 문제일 수도 있고, 더 큰 문제가 기저에 깔려있을 수도 있다. 어떤 문제이던 간에 냉정한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대한 통렬한 반성 후에 해결책을 만들어 시행해야만이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의 분노가 분노에만 머물러 있다가 결국에는 더 큰 분노에 덮혀 사라질 수도 있기에...그렇게 될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제발 그렇게 되지 말기를...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