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언어가 있었고...멜로디가 더해지니 천상의 시가 되었다
이번주 불후의 명곡은 '시인의 노래, 시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아름다운 경연 무대들이 펼쳐졌다.
첫번째 무대는 '정호승'님의 시에 곡을 붙이고 '이동원'씨가 불러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별 노래'를 '왁스'가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아름다운 무대를 꾸몄다.
'왁스'만의 촉촉히 젖어드는 목소리 색깔로 표현된 시어들은 가슴으로 내려앉아 먹먹하게 물들였다.
서서히 이별의 슬픔을 키워가던 마음에 무용가 '한선천'씨의 춤이 어우러지면서는 슬프지만...아련한 그리움으로 추억하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활자로 태어난 시어가 멜로디를 만나서 노래가 되었고, 춤과 함께하면서는 영혼의 친구가 되었다.
'왁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슬프지만 사랑스런 무대를.
다음은 시인 '정지원'님의 시에 싱어송라이터 '안치환'씨가 곡을 쓰고 또 직접 불러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대세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I.O.I.'가 밝아서 기분좋은 무대로 꾸몄다.
처음에는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서인지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노래를 들었는데...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뭐래도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부분에 이르러서 무릎을 탁 쳤다.
지금까지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좋은 무대를 꾸몄지만...개인적으로 아이돌 그룹이 만든 편곡 중에 최고의 부분이란 생각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데...기분이 정말 좋아지면서 즐겁고 상쾌해졌다.
정말...정말...좋았다.
세번째는 2016년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가수 '밥 딜런'의 명곡 'Blowin' in the Wind'를 불후의 황태자 '임태경'씨가 가슴이 묵직해지는 감동의 무대를 꾸몄다.
외국어 가사이기에 의미와 감정 전달에 애로가 있을 수도 있었는데...신기하게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눈을 감고 듣고 있는데...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가슴이 따뜻해지다 때론 먹먹해지다가 이내 자유로움으로 뻥뚫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삶에 대해 숙연하지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왜 임태경의 무대는 특별할 수 밖에 없는지'를 실감한 무대였다.
노래가 왜 만국공용어인지를 새삼 알게해 준 최고의 경험이었다.
네번째는 한국 문단의 거인 '서정주'님이 시를 쓰시고, 수식어가 필요없는 가요계의 큰 거목 '송창식'씨가 곡을 붙이고 직접 불러서 명곡이 된 '푸르른 날'을 의지의 발라더 '김현성'씨가 의미있는 무대로 꾸몄다.
명곡은 누구에 의해 불려지느냐가 중요한게 아닌 것 같다.
발라드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큰 코 다치게 완벽한 기우였다.
혼신의 힘으로 한음한음 시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만든 노래는...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다음 무대도 '밥 딜런'의 노래로 꾸며졌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재해석했고 특히 우리에게는 'Guns N' Roses'의 메탈 편곡으로 귀에 익은 'Knockin' on Heaven's Door'를 천상 로커 '김바다'씨가 자신만의 느낌으로 가슴에 오래남을 무대를 꾸몄다.
어쿠스틱 기타와 '김바다'씨의 목소리만으로 시작된 명곡은 이내 깊이가 느껴지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으로 가슴을 파고들었다.
천국으로 향해가는 걸음걸음이 무겁지만 두렵지는 않게 느껴지면서...가슴이 뻑적지근해지는데...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너도 천국의 문을 두드려. 너도 자격이 있어. 두려워하지 말고 두드려. 내가 옆에 있을게.'라고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었다.
여섯번째는 한국이 낳은 최고 시인 중의 한 분인 '정지용'님의 시를 테너 '박인수'씨와 음유시인 '이동원'씨가 함께 불러 한국 크로스오버 음악의 신기원을 연 명시 그리고 명곡 '향수'를 오랜만에 돌아온 '테이크'가 혼신의 무대로 꾸몄다.
국악 악기로 만들어낸 소리에 아름다운 마음이 담기니...마음은 이미 시어 속의 고향으로 돌아가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고향은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었고, 그 안에서 정말로 오랜만에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간절함이 만들어낸 진심의 무대가 끝나고도...마음은 여전히 먹먹했다.
마지막은 두말이 필요없는 '김소월'님의 역시 두말이 필요없는 '진달래꽃'에 곡을 붙여 큰 인기를 끌었던 '마야'의 노래를 'KCM'이 상상을 뛰어넘는 감동의 무대를 꾸몄다.
솔직히 노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유는 모르겠는데...소름이 돋았었다.
그리고 노래가 시작되었고...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집중했다.
확실한 것은 'KCM'이 감성의 깊이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다는 것인데...이번 무대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줬다.
시어가 살아서 가슴 속을 유영하며 눈물의 비를 내리는데, 아무 저항 못하고 속절없이 슬픔 속으로 빠져들었다.
자신의 호흡을 전부 내놓고 부른 노래는...그 자체로 영혼이 되었다.
감동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한 전율이 온몸을 휩쓸고간 자리에는 짙은 여운만이 남았다.
그리고 '휴~'하는 한숨과 함께 감정의 찌꺼기들이 날아갔고, 다시금 새살이 돋듯 삶에의 희망이 보였다.
미쳤다 그래서 고마운 무대였다.
시...노래...감동...행복...감사.......그랬다 가슴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