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힘이되고..(거니야)

세상에 존경할 어른들이 있다는게...

거니빵 2016. 5. 15. 23:02

이번 주 '불후의 명곡'은 이런 무대에서 과연 볼 수 있을까?했던 전설들이 만들어준 전설의 무대로 꾸며졌다. 정말 가슴 묵직하고 뻐근한 감동을 그래서 행복함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감사해서 감동인 시간이었다.


첫번째 무대는 빅마마 리더였던 '신연아'씨와 개그맨이자 방송인인 '이동우'씨가 '조덕배'씨의 '꿈에'로 꾸몄다. '이동우'씨 하면 예전 그룹'틴틴파이브' 활동했었고, 몇년전부터 망막색소변성증으로 말미암아 현재 시력이...그럼에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세상을 빛으로 채워주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마음으로 응원하며 노래의 시작을 기다렸고, 그렇게 시작된 무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부드럽고 그래서 행복한 무대였다.
마치 송로버섯 등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서 요리사의 혼신의 힘을 들여 만들었기에...향이 환상적이어서 자연히 눈이 감기는데, 플레이팅이 예술적이어서 차마 눈을 감을 수는 없고. 그래서 먹기가 너무 아까운데 입속에 침은 고이고, 아깝지만 그럼에도 한입 입안으로 넣는데.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그런 요리.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그 시간이 감사하다 느껴지는 그런 요리. 둘이 만든 무대는 그런 요리를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근래 많은 경연 프로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넣는 인위적인 고음같은 장치는 사용하지 않았지만...받은 감동만큼은 최고였다.

다음으로는 바로 그 '전인권'씨와 몇해전 오디션 프로를 통해 데뷔한 '이하이'씨가 그룹'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무대를 꾸몄다. 물리적인 나이차가 40년이 넘는 것 같은데...그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참 나. '이하이'씨는 어쩌면 그 나이에 그런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걸까 싶었다. 그리고 '전인권'씨와의 듀엣으로 만들어지는 노래는...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다. 1980년대와 2010년대의 감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시공을 초월한 무대가 만들어졌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80년대의 저항정신과 현재의 젊음이 느끼는 좌절감과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절박한 심정이 절묘하게 섞이면서 뭉클한 감동을 만들었다. 흠...

세번째 무대는 탱고의 대가 '한걸음'씨와 정말 항상 기대하게 만드는 '박기영'씨가 '엄정화'씨의 '배반의 장미'를 통해서 멋드러진 탱고 무대로 꾸몄다. 탱고가 멋지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슬프지만 아름답다는건 처음 느낀 것 같다. 성악에 탱고까지...'박기영'씨의 도전은 어디까지 갈까 궁금하고 기대된다. 특히 이번 탱고 무대는...탱고풍으로 편곡한 노래를 기계적으로 부른 것이 아닌 바로 온몸으로 탱고의 리듬을 감성을 표현한 무대였다. 화려하다는 표현보다는 황홀한 무대였다는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슬픈 섹시함을 통해서 뿜어져 나오는 격렬한 애잔함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살면서 설마 중요무형문화재인 '안숙선'씨를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은 못 했었는데...두말이 필요없는 국악인 '남상일'씨와 사제간의 듀엣으로 네번째 무대를 만들었다.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가 박타는 대목' 을 들려주는데...판소리가 이렇게 멋있고 아름다울 줄이야.
해금으로 시작되다가 이어진 '안숙선'의 '아~~'애절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는 시작부터 감탄이 나오게 했다. 그리고 '고수'역을 하는 연주자까지 어우러진 무대는 각 개인이 낼 수 있는 힘의 수십배는 되어 보이는 에너지를 분출했다. 가사를 듣다보면 해학적인 표현도 있었지만...결국에는 삶을 순리대로 살아야 함을 알려주는 인생 교과서란 느낌까지. 딱 우리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문화임에도 가깝기에 홀대했던 보물을 손에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느리다 빠르다 애잔하다 경쾌하다 리듬은 춤을 추고...내 몸과 마음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은 감동으로 가슴을 채웠다.

다음 무대는 전설의 디바 '정훈희'씨와 뮤지컬 배우 '윤희석'씨가 정훈희'씨의 배우자이기도 한 '김태화'씨가 불렀던 '얘기할 수 없어요'와 '김치블루스'로 꾸몄다.
'정훈희'씨야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상하신 대표 디바이기에 '윤희석'씨가 잘 맞출 수 있을까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무대를 기다린 것도 잠시...왜 둘의 듀엣 무대가 꾸며져야 했는지 실력으로 보여주었다. 무대를 꽉 채운 '역시'의 무대였다. '정훈희'씨의 카리스마와 '윤희석'씨의 에너지가 어울리고 버무려지면서 흥겹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무대는 '최백호'씨와 '린'이 '김수희'씨의 '멍에'로 꾸몄다. 감성을 자극할 무대가 꾸며질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역대급 무대였다는 말 밖에 달리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다.
'린'의 노래는 흔히 뽕필로 깊은 감성을 준다고 하는데...이제는 뽕필과는 상관없이 그냥 노래를 통해 표현되는 감성이 계속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번 '최백호'씨의 '애비'를 부를 때 깊어지고 있는 감성에 감탄했는데, 이번에는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최백호'씨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아휴~'하는 감탄사와 함께 우컥함이 올라왔다. '김수희'씨가 선물해준 '멍에'에서 느낄 수 있었던 섬세한 감정과는 많이 다르지만 묘하게도 많이 어울리는 무대였다. 깊으면서 거칠지만 그래서 더 애닳은 감성. 가슴이 스산해지는 것이...슬프지만 행복했다. 행복하면서 눈물이 났다. 
단지 그랜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아코디언과 두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꾸며졌지만, 그 어느 오케스트라에 합창단으로 완성된 무대보다도 더 큰 울림을 선물해 주었다.


오늘 출연한 대가들의 모습을 통해서 왜 사회에 어른들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말로 알려주기 보다는 몸소 실천해서 보여준 분들이 있기에...세상이 이렇게 이어져온건 아닐까?생각해 본다. 그런 분들이 있기에 존경을 알게 되고, 존경하는 어른들을 통해 세상이 조금 더 살만하게 되고. 그리고 그렇게 보게 된 길이 있기에 보다 나은 삶을 살려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나은 사람이 되고. 그렇게 행복하게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