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니빵 2016. 3. 29. 21:49

가벼움이 좋을 때가 있다.
몸놀림이 가벼울 때다. 몸놀림이 재빠르고 날쌘 사람치고 영리하지 않기가 힘들다.(물론 아예 없다는건 아니지만) 재빠르고 날쌔려면 몸이 가벼워야 한다. 몸을 가볍게 움직이려면 생각을 단순하게 해야한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선택의 순간에 빠르고 명쾌하게 결정을 내리는 능력 아니 마음가짐을 말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려면 '내가 왜 해야하지?'라고 고민할 시간에 '어떻게하면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행동하면 된다.
물론 이런게 항상 좋고 성공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듯이 고민할 시간에 실행해 보고,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게 현명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가벼움이 나쁠 때도 있다.
입이 가벼울 때다. 입이 가벼우면 자신 뿐만 아니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입히게 된다. 그 상처는 간단한 오해로 인한 서운함처럼 작을 수도 있지만, 절대로 같은 하늘 아래에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 관계가 될 때도 있다.
가벼운 입놀림으로 인한 화를 피하기 위해서도 역시 단순해야 한다. 거기에 '느리기'가 더해지면 더말할 나위가 없다.
단순해진다는건 먼저 항상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침묵이 흐를 수도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말로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강박감을 내려놓고 굳이 신경 안써도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말을 함으로써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경쟁심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남 얘기를 들어도 절대 문제되지 않는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느리기'는 말이 먼저 나오는걸 바꾸는게 쉽지 않다면, 반대로 행동을 먼저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말이 나오기 전에 하늘을 먼저 보거나, 심호흡부터 먼저 하거나 아니면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은근하게 손으로 입을 막거나 하면서 말이 나오는 것을 지연시켜서...말실수를 할 시간과 기회를 최소화시키면 된다.
물론 위의  방법이 무조건 좋거나 옳다는 말은 아니다. 사람들마다 나름의 특징이 있듯이 방법도 역시 다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어느 수준이 넘어가면-흔히 말하는 고수가 되면-자유자재로 몸과 마음과 생각을 움직일 수 있으니, 의도적인 행위는 필요없게 되는데...그건 그때의 일이니 더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다.

세상이 복잡해지면 질수록 단순하게 그래서 가볍게 사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굳이 가볍지 않아도 될 것까지 가벼이 하면서 살 이유는 없기에 기억해야겠다.

오늘도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웃으면서 살되 우습게는 살지 않아야지.